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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1분기 6299억 적자 최악… 전기료 인상 ‘불똥’ 튀나

한전 1분기 6299억 적자 최악… 전기료 인상 ‘불똥’ 튀나

황비웅 기자
황비웅 기자
입력 2019-05-14 17:52
업데이트 2019-05-15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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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이용률 76%까지 회복됐지만 LNG 등 국제연료가격 상승 직격탄

올겨울 따뜻해 전기판매량도 줄어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영향 ‘촉각’
산업부는 “전기료 인상 계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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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원인이었던 원전 이용률은 올해 1분기에 75.8%까지 올랐지만, 국제연료가격이 올라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가 더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전 적자 폭이 커지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압박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14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적자)이 629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월에 하루당 70억원씩 손실을 본 것이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한 영업손실 규모(3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며 분기 단위 연결기준으로 결산을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한전은 2017년 4분기에 영업손실 1294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에 따르면 1분기 영업손실의 주요 원인은 전기판매수익 감소와 국제연료가격 상승이다. 지난해 겨울철 혹한으로 난방기기 사용이 급증했고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겹치면서 전기 사용량이 많았지만, 올해는 이런 수요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기판매량이 1.4% 줄어 전기판매수익이 3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계획예방정비 종료로 원전이용률은 지난해 1분기 54.9%에서 올해 1분기에는 75.8%로 회복됐다. 일부에서는 한전의 실적 악화가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원전이용률 하락이 원인일 거라고 추측했었다. 한전은 이날 1분기 영업실적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같은 추측을 일축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석탄발전의 출력을 제한하는 ‘상한제약’, 노후 석탄발전 4기의 봄철 가동 중단, 지난해 말 김용균씨 사망 사고로 인한 태안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등으로 발전자회사의 석탄발전량이 줄면서 연료비는 4000억원(7.7%) 절감됐다. 하지만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의 가격 등 국제연료가격이 오르면서 전력구입비도 7000억원(13.7%) 늘어나 영업손실의 원인을 제공했다.

발전용 LNG 공급단가는 국제유가를 토대로 결정되는데 5개월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는 지난해 3분기의 국제유가 시세가 반영됐다. 지난해 3분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74.3달러로, 전년 동기(50.5달러)보다 47.1% 올랐다. 이에 따라 발전용 LNG 가격은 지난해 1분기 t당 76만 7000원에서 올해 1분기 87만원으로 13.4% 상승했다. 이로 인해 전력판매회사 간에 거래되는 전기 가격인 전력시장가격(SMP)도 지난해 1분기 kWh당 94.7원에서 올해 1분기 110.0원으로 16.1%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전의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우려된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전기요금 인상은 국민에게 부담이 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논의에 신중해야 하며 전기료로 해결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현시점에서 전기요금 인상 관련 검토 사항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정부는 주택용 누진제와 산업용 경부하 요금 개편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상반기 중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9-05-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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