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의 습격…새우깡이 국산새우 포기한 까닭

입력: ‘19-07-25 20:06 / 수정: ‘19-07-2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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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섞인 서해바다 새우 늘어
식품 안전·품질 우려에 원료 변경
내년부터 미국산 새우 100% 조달
1971년 첫 출시 후 48년만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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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 국내산 생새우를 사용하던 농심 새우깡이 서해바다의 오염 때문에 48년 만에 국산 새우 매입을 중단했다. 2019.7.25
새우깡 홈페이지
농심의 국민과자 새우깡이 48년 동안 원료로 쓰던 국산 새우를 포기했다.

서해바다 오염이 심각해진 탓에 폐플라스틱 등 각종 폐기물이 섞인 새우가 납품되는 사례가 늘면서 식품 제조에 부적합하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새우깡에 주로 원료를 대던 전북 군산 지역 꽃새우 어민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꽃새우를 채취하는 군산 어민으로 구성된 군산연안조망협회는 25일 군산시수협을 찾아가 꽃새우 가격 폭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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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새우
연합뉴스 자료사진
협회는 한때 1상자(14~15kg)에 9만원이 넘던 꽃새우 위탁판매 가격이 최근 2만 7000~2만 8000원까지 급락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밝혔다.

가격이 3분의 1수준까지 떨어진 이유는 농심이 새우깡의 주원료를 수입산으로 돌린 탓이라는 게 수협의 설명이다.

농심은 한해 300~500여t의 군산 꽃새우를 사들여 새우깡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군산 꽃새우 연간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한다.

어민들은 농심이 가격 때문에 국산 새우를 등졌다고 주장한다. 수입산 꽃새우 가격이 상자당 1만 7000원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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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우깡 홈페이지
하지만 농심 얘기는 다르다. 가격 문제는 원료 수급선을 바꾸는데 고려한 요소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품질과 식품안전 문제 때문에 국산 새우 대신 수입산을 택했다는 게 농심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서해 바닷속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생물새우 원료에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섞여 나오는 사례가 해가 갈수록 많아졌다”고 말했다.

식품 가공 단계 전 원료 선별을 하면서 이물질을 골라내고 있지만 최종 생산품에 이물질이 섞여 들어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식품 제조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과 소비자 안전”이라며 국산 새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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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1년 출시된 새우깡의 초창기 광고. 국산 법성포 새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9.7.25
농심 제공
농심은 3년 전부터 미국산 새우 50%와 국산 새우 50%를 섞어 새우깡을 제조해왔다.

해마다 6월에 1년 동안 쓸 새우를 매입했는데 국산 새우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매입하지 않고 있다.

우리 어민들은 저인망식 어업으로 꽃새우를 채취하는 까닭에 바다 밑에 깔린 폐기물이 어망에 섞여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중간 수심에서 그물을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꽃새우를 낚아 상대적으로 원물 상태가 깨끗하다고 농심은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연말이면 재고로 비축한 국산새우가 모두 소진된다”며 “내년부터는 100% 미국산 새우를 사용해 새우깡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1971년 12월 출시 이후 48년만에 국산새우를 넣은 새우깡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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