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신도시 전매토지 39% 호반에 넘어가… 일감 몰아줬나

호반 관여 9곳 중 6곳 계열사끼리 거래 “부 세습 위한 것 아니냐… 전매 금지해야”
입력: ‘19-10-04 01:12 / 수정: ‘19-10-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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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에 공급된 아파트(공동주택) 용지 중에 최초 낙찰자가 아닌 다른 사업자에 전매된 경우가 23곳(2015년 8월 이전 기준)이었고, 이 중 무려 9곳(39.1%)의 최종 정착지가 호반건설그룹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6곳(26%)은 호반건설그룹의 계열사가 낙찰을 받아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다른 호반 계열사에 전매해, 소위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에 이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기 신도시에 공급된 총 141곳의 아파트 용지 가운데 26곳(18.4%)이 최초 낙찰자가 아닌 다른 사업자에게 전매됐다. 전매된 토지 면적은 1221㎢(약 370만평)이고, 토지공급금액은 약 2조 5000억원이다.

이 중 대부분인 23곳의 전매는 LH가 아파트용지에 대해 잔금 납부 약정일 이후(최대 2년)에만 필지를 팔도록 규정을 강화한 2015년 8월 이전에 이뤄졌다. 해당 23곳 중 9곳은 결국 호반건설그룹이 소유했다. 특히 호반건설그룹이 관여된 9곳 필지 중 6곳은 호반 계열사가 낙찰을 받아 다른 계열사에 넘겼다. 아파트용지는 분양가 이하로만 전매할 수 있어 계열사 간 거래는 외려 금전적으로 손해다. 이에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세습을 위해 계열사 이런 거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서울대 시장과정부연구센터는 호반건설그룹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이용한 전형적인 세습 단계를 거쳐 김상열 회장에게서 아들인 김대헌 부회장에게 지배권을 넘겼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자신이 이끌던 ㈜호반을 지난해 호반건설로 흡수합병시키면서 핵심 회사인 호반건설의 최대주주(54.7%)가 됐다. ㈜호반은 2003년 자본금 5억원으로 시작한 호반비오토가 다른 호반 계열사인 호반씨엠, 에이치비자산관리 등을 흡수합병한 기업이다. 이 과정에서 ㈜호반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가 이용됐다는 지적이 나왔고, 실제 ㈜호반의 내부거래 비중은 2007년 45.2%에서 2012년 96.1%로 급상승했다. 윤 의원은 “전매제도의 미비 때문에 이 같은 전횡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매를 금지하고 전매 과정의 불법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2기 신도시의 경우 기업들의 토지 공급을 받은 뒤 실제 주택을 분양하기까지 평균 599일, 최대 1581일이 걸렸다. 윤 의원은 “토지공급계약상 토지공급계약에 분양시기를 명시하여 사업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토지를 환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3기 신도시 공급 전에 제도 개선이 완료돼야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주택이 제때 공급될 수 있다”고 했다.

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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