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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DLS 3억여원 투자했는데… 계약서도 못 받았다”

“라임펀드·DLS 3억여원 투자했는데… 계약서도 못 받았다”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20-02-19 21:34
업데이트 2020-02-20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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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12년 거주 후 귀국 가정주부 ‘환매 중단 피해’ 하소연

해외에서 12년을 살다가 한국에 돌아온 가정주부 A씨의 ‘라임 플루토 FI 사모펀드’ 투자자정보 확인서. 우리은행 직원이 임의로 작성한 결과 A씨의 성향이 ‘공격투자형’(오른쪽 동그라미)에 총점 87점(왼쪽 동그라미)으로 분류돼 있다. A씨 제공
해외에서 12년을 살다가 한국에 돌아온 가정주부 A씨의 ‘라임 플루토 FI 사모펀드’ 투자자정보 확인서. 우리은행 직원이 임의로 작성한 결과 A씨의 성향이 ‘공격투자형’(오른쪽 동그라미)에 총점 87점(왼쪽 동그라미)으로 분류돼 있다.
A씨 제공
“왜 은행이 이런 위험한 상품들을 권하는 거죠?”

경기 고양시에 사는 가정주부 A(49)씨는 지난해 4월 1일 우리은행 한 지점에서 ‘라임 플루토 FI 사모펀드’에 2억 2000만원을 투자했다가 환매 중단 피해를 입었다. A씨는 같은 달 30일 같은 지점에서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에 1억원을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 피해를 봤다. A씨는 두 건 모두 가입 당시 투자설명서와 계약서를 받지 못했고, 원금 손실이나 만기 지연 가능성에 대한 사전 고지도 못 받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19일 “지난해 9월 10일 ‘DLS 사태’가 터지자마자 우리은행을 찾아가 설명서와 계약서를 처음 받았다”며 “당시 우리은행 본사에 전화했더니 ‘라임은 DLS랑 전혀 다르게 절대 안전한 4등급짜리 채권이다. DLS는 금리로 움직이지만 라임은 담보가 있는 채권이니 안심하고 있어도 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10월 초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맞았다.

해외에서 12년을 거주하다 국내에 들어온 A씨는 퇴직금 정산을 위해 개설한 우리은행 통장에 돈을 두자 처음엔 ‘머니마켓펀드’(MMF)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들었다. 이후 만기가 됐으니 지점을 방문하라는 연락을 받고 갔다가 해당 상품에 가입하게 됐다.

A씨는 “저처럼 해외에서 12년을 거주한 사람들은 한국 실정을 하나도 모르는데 한 번도 설명서나 계약서를 받은 적이 없었다”며 “높은 수익률을 얻으려고 증권사를 갔다면 모르겠는데, 안전한 은행이 이렇게 한다고 하니 그저 믿었다”고 말했다. 특히 “처음에 저한테 라임을 권할 땐 안전자산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드는 4등급짜리라며 원금과 이자를 다 받는 거니까 절대로 원금 손실이 날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며 “만기 지연에 대한 얘기도 없었고 선취 수수료에 대한 얘기도 없이 그냥 절대로 안전하다고만 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담당 직원이 라임 관련 투자자 성향 분석에서 자신을 임의로 87점을 만들어 ‘공격투자형’으로 분류했고, DLS는 95점으로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최근 그는 -46%로 최종 손실이 확정된 DLS 관련 자율배상을 통해 55%의 배상비율을 인정받아 총 2200만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 A씨는 “최소한 양심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더 배상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본사 지침이 그렇게 나온 이상 해 줄 방법이 없다고 한다”며 “너무 자괴감에 빠져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울먹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20-02-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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