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금법, 빅브러더는 과장” vs “빅브러더 맞다”… 금융위·한은 수장 재충돌

입력: ‘21-02-23 18:26 / 수정: ‘21-02-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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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은성수에 이례적 날 선 비판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수장들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평소 점잖고 조용한 성격으로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한은 총재가 금융위 수장에게 직격탄을 날린 건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전금법 개정안은 빅브러더(사회 감시·통제 권력)법이 맞다”고 재차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전금법 개정안을 빅브러더가 아니라고 발언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지급결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이 총재는 “정보를 강제로 한데 모아 놓은 것 자체가 빅브러더”라면서 “전금법이 빅브러더가 아닌 예로 통신사를 드는데, 이런 비교는 부적합하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앞서 지난 19일 “(빅브러더는) 지나친 과장이다. 조금 화난다. 제 전화 통화 기록이 통신사에 남는다고 통신사를 빅브러더라고 할 수 있느냐. (한은의 빅브러더 지적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밝혔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거대 정보통신업체) 지불·결제 수단을 통한 개인의 충전·거래 내역 등이 모두 금융결제원 한 곳에 수집되고, 이를 금융위가 들여다볼 수 있는 개정안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한은이 지적하자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날 “통신사를 빅브러더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은 맞지만, 여러 통신사가 가진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두고 그걸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건 빅브러더가 맞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금법 개정안 발의 목적이 소비자 보호에 있다는 금융위 측 주장을 두고 “금융결제를 한데 모아 관리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와는 무관하다”며 “지금도 소비자 보호 장치는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금융결제원의 주 기능은 소액 결제 시스템, 금융기관끼리 주고받는 자금의 대차 거래를 청산하는 것이고, 이런 청산 업무는 중앙은행이 뒷받침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기관끼리 상대방의 기능이나 역할을 제대로 충분히 이해해 주는 게 아주 중요한데 그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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