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아픔 단원고 2학년 교실… ‘이제는 추모관’

세월호 아픔 단원고 2학년 교실… ‘이제는 추모관’

입력 2015-01-16 13:50
업데이트 2015-01-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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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추모객 30∼150명 다녀가…”수업방해 없도록 주말에만”가족대책위, 합동분향소∼학교 ‘치유의 거리’ 조성 건의

세월호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유족들에겐 희생된 아들·딸, 형제·자매의 기억이 잠들어 있는 곳.

학교 교원과 유족들의 ‘기억 저장소’나 다름없던 안산 단원고 2학년 교실이 외부 추모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제는 ‘추모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주말인 10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 경주에서 온 고교생과 인솔교사 16명이 찾았다.

사고 관련소식을 언론으로만 봐왔는데, 그 슬픔과 아픔을 서로 나누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자가용으로 5시간 거리인 먼 길을 찾아온 것이다.

이들은 연락을 받고 학교로 나온 장동원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의 안내를 받아 학교 건물 2∼3층에 나뉘어 있는 2학년 교실을 한 곳 한 곳 둘러보고, 희생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모지에 적어 벽면에 붙이기도 했다.

장 대표는 추모객들이 책상마다 놓여 있는 꽃과 편지,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액자, 단원고 선후배들이 ‘꼭 돌아와 달라’며 남긴 글을 읽고는 대부분 눈물을 흘리고 돌아간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 이후 주말마다 찾아오는 추모객들을 일일이 맞이하며 학교나 유족들의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한 달에 많게는 150명, 적게는 30∼40명의 추모객이 끊이지 않는다.

학교방문 추모객 대부분은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정부합동분향소에 들러 희생자 영장 앞에서 고인의 넋을 기린 다음 학교를 찾아온다고 했다.

분향소가 있는 화랑유원지 입구와 단원고까지 약 500m 거리이기 때문에 추모하는 마음으로 걸어오는 경우가 많다.

유원지 앞 고잔1동 주민센터에서 단원고까지 이어진 담벼락에 대학생 봉사자들이 그린 알록달록 벽화가 있어 추모객들이 그림을 보며 자연스레 학교로 향한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고잔1동 주민센터∼단원고 정문’에 이르는 구간을 가칭 ‘치유(진실)의 거리’로 이름을 붙이고 거리 중간에 학생들이 머물 수 있는 쉼터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안산시 등에 건의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최근 2학년 교실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었으나 일단 2학년 학생들이 졸업 때까지는 보존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정식으로 추모관이 설립될 텐데, 그전까지는 2학년 교실이 추모관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학교와 세월호가족대책위 측은 학기 중 수업에 방해가 없도록 주중 방문은 가급적 받지 않고 있으며, 되도록 주말에 찾아와 주길 당부했다.

또 추모방문 시 보존해 놓은 교실에 유실이나 손실이 없도록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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