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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1번 규제에도… 고위직 ‘강남3구 집’ 더 늘었다

[단독] 21번 규제에도… 고위직 ‘강남3구 집’ 더 늘었다

나상현, 홍인기, 유대근 기자
입력 2020-07-02 01:12
업데이트 2020-07-02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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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文정부 181명 부동산 현황 조사

보유 213채 중 70채 ‘강남 3구’에 쏠려
차관급 이상 6명 3채 이상 소유 ‘버티기’
“팔라고 했는데도” 4명 중 1명 다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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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다주택 공직자 즉시 교체하라”
경실련 “다주택 공직자 즉시 교체하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소속 다주택 공직자를 즉시 교체하고 국민이 원하는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21차례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고,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공직자에게 집을 팔라는 권고도 했지만 현재 차관급 이상 4명 가운데 1명은 여전히 다주택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정부부처 고위 공직자들의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주택 보유 비율이 6개월 전보다 되레 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간 모두 21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며 강남을 포함한 고가 주택의 집값 낮추기에 전력했지만, 정책을 직간접적으로 책임지는 고위 공직자들조차 ‘규제해 봤자 강남 부동산은 불패’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지난해 말 청와대와 행정부의 최고위급 관료들이 “2채 이상 집을 가진 고위 공직자는 집을 팔라”는 메시지를 줬지만 차관급 이상 4명 중 1명은 여전히 다주택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1일 서울신문이 행정부의 차관급 이상 92명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53명, 검찰 검사장급 이상 36명 등 고위 관료 181명(최근 임명돼 재산 파악이 어려운 13명 제외)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보유한 전체 주택 213채 중 32.9%(70채)가 강남 3구에 쏠려 있었다. 이번 분석에서는 공직자 자신과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오피스텔 등을 집계했다. 서울신문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벌였던 같은 조사(31.9%)와 비교하면 고위 공직자의 강남 3구 부동산 비율은 오히려 1.0% 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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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택 정책에 직접 관여하는 청와대(정책실장·경제수석·국토교통비서관), 기획재정부(장관·1차관), 국토교통부(장관·1차관), 금융위원회(위원장·부위원장) 차관급 이상 공직자 9명 중 3명(홍남기 기재부 장관·김현미 국토부 장관·이호승 경제수석)을 뺀 6명이 강남 3구에 집을 가지고 있었다.

또 집을 2채 이상 가진 공무원 비율도 6개월 전보다 약간 줄어드는 데 그쳤다. 차관·비서관·검사장급 이상 공직자 중 다주택자 비율은 23.2%로 6개월 전(30.7%)과 비교해 7.5% 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집을 3채 이상 보유한 차관급 이상 공무원이 6명이나 되는 등 ‘버티기 전략’을 쓰는 관료들도 있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강남 3구 아파트를 포함해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한 관료가 많다는 점만 봐도 현 정부의 공무원들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 얼마나 안일한 인식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수도권에 두 채 이상의 집을 가진 참모들은 6개월 안에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한 지난해 12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권고가 지금도 유지되냐는 질문에 “유지된다”고 말했다. 말 따로 행동 따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유대근 기자dynamic@seoul.co.kr

2020-07-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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