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發 힘 실린 한은 기준금리 인상론
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1.1.15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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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의 첫 금리 인상 시기는 오는 10월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은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연 0.5%라는 사상 최저 기준금리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위원 6명 중 4명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낮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되면 금융 불균형이 누적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낮은 금리에 의존해 가계 빚은 쌓여 가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초저금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에도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은 이어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 창립기념사에서 “적절한 시점부터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겠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도 지난 10일 “기준금리가 0.5%로 낮은 수준인데 경기 상황이나 금융안정 상황, 물가 상황을 봐서 한두 번 올린다고 해도 ‘긴축’이라고까지 봐야 하느냐, 그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가 워낙 낮기에 소폭 인상은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2분기 2%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올 성장률은 한은의 기존 전망치(4.0%)보다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의 긴축 신호는 한은의 금리 인상 선택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다음달 금통위 회의에서 소수 의견으로 금리 인상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JP모건은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낼 위원으로 조윤제, 임지원 위원을 지목하기도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의 통화정책은 우리 통화 당국의 결정에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된다”며 “시장에서 다양한 주장이 나오지만,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21-06-18 6면